이탈리아 북부 레코산맥과 들판의 풍부한 자연에 둘러싸인 로바냐테 마을에 동그란 개구부를 통해 들어가는 독특한 집이 들어섰다. 언더그라운드 파티오. 이름 그대로 기존 지하실을 개조하고 야외 공간을 더해 완성한 주택이다.
벽을 제거하고 자연 경사면과 건물 사이를 구멍 파내듯 비워내 여유 공간을 만들었다. 일종의 ‘발굴’로 집주인의 요구에 맞춰 출입구를 새로 만들고 넉넉한 야외 공간 확보하며 공간을 보다 유연하게 활용하기 위한 묘책이었다. 공간을 비워내기 전에 경계를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했다.
생활 공간과 대지를 구분하는 옹벽은 경사의 단면을 따라 기울게 했다. 지반의 힘을 상쇄하고 공간 상부를 확장함으로써 긴 시간 동안 안뜰에 빛이 들어온다. 실내에서 파티오까지 시야가 확장되는 동시에 경사 옹벽과 주택의 수직 벽 사이에 기하학적 조형미가 더해졌다.
옹벽 콘크리트는 거푸집을 사용해 목재 무늬를 입혔다. 바닥은 콘크리트 표면 위에 모래를 흩뿌려 질감에 변화를 주면서 배수를 돕기 위해 깔아 놓은 자갈과도 잘 어우러지게 했다. 실내를 가득 물들인 녹색은 주변 산에서 가져왔으며 바닥은 비슷한 채도의 회색 콘크리트로 마감했다.
필요에 따라 공간을 구획할 수 있도록 칸막이를 설치하여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재료는 콘크리트와 목재만으로 한정해 사용했다. 절제된 질감, 원과 직선의 단순하면서 압축된 제스처,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의 색조와 질감 등의 조화로 지하 공간에 새로운 기능과 가치가 싹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