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5일부터 7월 21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는 '미래긍정: 노먼 포스터, 포스터 + 파트너스' 전시가 열립니다. 이번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의 2024년 전시 주제인 '건축'을 탐구하기 위해 기획되었으며,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건축가인 노먼 포스터의 작품과 포스터 + 파트너스의 연구를 소개합니다.
노먼 포스터는 전 세계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각각의 건축물에 맞는 탐구 과정을 통해 최적의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번 전시는 그의 다양한 프로젝트와 포스터 + 파트너스의 궤적을 살펴보며, 지속 가능성의 실천을 중심으로 합니다.
노먼 포스터는 환경 친화적인 작업을 시도하며 지속 가능성에 대한 개념을 중요시했습니다. 그는 고메라섬에 자연을 해치지 않는 방식으로 도시 계획을 수립하고, 레트로핏 접근과 지역 문화, 기후에 관한 선행 연구, 공공 장소의 재생 등을 통해 지속 가능성을 실천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노먼 포스터와 포스터 + 파트너스가 미래에 관한 연구 결과를 현재에 적용하고 선순환을 이끌어내는 과정을 소개합니다. 그들의 건축물은 시간적, 물리적 변화에도 자생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사용자의 필요와 경험을 가치로 두는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전시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사유', '현재로 연결되고 확장되는 과거', '보다 나은 삶을 위한 기술', '공공을 위한 장소 만들기', '미래건축' 다섯 개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프로젝트를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제시합니다.
전시장에는 포스터 + 파트너스의 작업 공간을 담은 영상과 다양한 건축 모형이 전시됩니다. 이를 통해 포스터가 건축적 실험과 탐구, 미래를 향한 비전을 아우르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번 전시는 노먼 포스터와 포스터 + 파트너스의 미래에 대한 기대와 긍정적인 사유를 전달하며, 지속 가능성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스페인 고메라섬의 도시계획에서는 물을 정화하고 재활용하는 순환 고리를 구축한다. 자연이 함께하는 업무 환경, 생태 순환을 돕는 공간은 이후 등장한 지속 가능성의 대책들을 예견한 것과 다름없었다. 다양한 맥락에서 고려된 지속 가능성 개념을 정리한 표
현재로 연결되고 확장되는 과거
노먼 포스터는 이런 말을 남겼다. ‘건축가로서 우리는 본질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미래를 위해, 과거에 대한 인식과 함께 현재를 설계한다.’ 어떤 미래가 다가올지 알고 싶다면 지난 과거부터 살펴야 한다는 그는 시간의 지층에서 드러낼 것을 찾아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한 것을 재발견하게 한다.
런던 영국박물관에서는 옛 도서관이 있던 평범한 야외 중정이 철골 구조 패턴의 유리 천장이 장식한 아트리움으로 변신했다. 1920년대 아르데코 양식의 건물 천장을 뚫고 솟은 뉴욕의 허스트 타워, 19세기 베를린 국회의사당에 얹은 유리 돔 역시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만나 새로운 건축 환경을 만든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그러한 개입으로 넓은 맥락에서 공공의 개념을 더해 건축 이상의 ‘장소’를 창조한다는 것이다.
존재를 부각하는 상징적인 외형과 그것을 실현시킨 첨단 기술이 포스터의 건축을 독보적인 반열에 올리곤 하지만, 그 이면에 장소와 환경의 이야기가 담겨 있음으로 그의 건축은 도시 조직에 풍요로운 일상을 심어 주고 있다. 17세기 세인트 폴 대성당을 배경으로 서 있는 영국 런던의 블룸버그 본사는 건물 사이 아케이드로 사람들에게 길을 내주고, 외경 470m 대형 링의 곡면 유리에 싸인 미국 실리콘밸리의 애플 파크는 나무 9,000그루가 자라는 공원과 6km의 산책로를 품었다. 홍콩상하이은행 본사는 전형적인 고층 빌딩과 다르게 수직형 코어 시설의 공식을 깨고 10층 높이의 과감한 아트리움으로 공간을 열었다. 대신 거대 기둥과 트러스가 건물을 지탱하고 62개 에스컬레이터가 층 사이 동선을 연결한다.
시니어 파트너 케이티 해리스는 “동색 판넬을 이용해 공기를 자연 순환시키는 블룸버그 본사와 100%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애플 파크는 친환경적일 뿐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즐거움을 주는 장소다”라고 설명했다.
건축은 우리 생활과 관계하는 한 사회, 문화, 경제, 환경 등 도시의 여러 과제를 아우를 수밖에 없다. 이러한 건축 디자인의 사명에 따라 포스터의 작업은 단일 개체로 존재하는 것을 넘어 사람과 도시 삶에 영향을 미친다.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은 천창이 달린 모듈형 모임 지붕과 유리 파사드의 단층 구조로 바깥 풍경과 빛을 들인다. 익숙하게 보아 온 공항의 유형과는 다른 구조와 환경을 제시해 인식을 뒤바꾼 사례로 꼽힌다. 전시장 한가운데 자리한 구조물은 트리 트렁크tree trunk라고 칭하는 기둥으로, 그리드로 배치된 각각의 기둥 모서리에서 네 개 가지가 뻗어 나와 지붕 프레임으로 연결된다. 건축의 개념보다 개방된 영역의 공공 장소 사례로는 보행자 중심 설계로 안전하고 깨끗한 도시 공간을 조성한 런던 트라팔가 광장과 프랑스 마르세유 구 항구 프로젝트가 있다. 두 사례처럼 재생을 목적을 조성된 공공 장소는 도시 활성을 돕는 촉매제로서 만남과 접점의 기회를 만든다.
지구 밖 행성에 집을 짓는다면 어떤 방식, 어떤 모습이 될까. 노먼 포스터가 유럽우주국ESA,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각각 계획한 달 거주지와 화성 거주지는 달의 표면을 덮는 흙먼지인 레골리스로 만든다. 튜브형 돔으로 지지 구조를 세우면, 그 위에 3D 프린터로 레골리스 층을 덮어 단단한 쉘을 만든다. 행성의 물질로 만들어진 거품처럼 이어진 쉘들은 우주비행사들이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프로젝트는 건축가, 재료 과학자, 시스템 분석가, 사회 인류학자, 수학자, 구조 및 환경 공학자들이 참여한 연구 결과로, 개인 영역과 공공 영역으로 구분된 일반적인 건축 공간을 제공한다. 이 프로젝트는 미래를 고려한 기술적 시도뿐만 아니라 인류의 삶과 공존을 고민하고 이를 위한 방식을 제안한다. 노먼 포스터와 포스터 + 파트너스는 이러한 사회적 소명을 담은 총체적인 사고를 통해 미래의 긍정을 이끌고 있다. 이 프로젝트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들은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제공되며, 노먼 포스터의 스케치, 모델, 예측 데이터 등은 건물이 자리한 장소와 도시를 다룬 선행 연구의 흔적이다. 이번 전시는 노먼 포스터와 포스터 + 파트너스의 주요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들도 함께 진행된다. 이를 통해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으며, 노먼 포스터가 이야기하는 건축 프로젝트의 배경에 대해 알 수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노먼 포스터와 포스터 + 파트너스를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하며, 많은 기대와 관심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