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엄마는 여전히 예쁘다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화장을 하고 마지막으로 립스틱을 바르려고 하는데, 초등학교 6학년인 아이가 묻는다. "엄마, 왜 그걸 바르는 거야?"
엄마는 생각하며 대답한다. "음… 생기있어 보이려고. 나이가 들면 생기가 얼굴에서 사라져서, 밝아보이려고 바르는 거야. 예전에는 진짜 립스틱을 안 바르고 다녔는데… 그런데 왜 바르는 거야? 답답하게 생각했는데… 이제 없으면 안 돼~~"
아이는 엄마의 대답을 이해한 것 같다. 그리고 엄마가 립스틱을 발라내는 모습을 지켜본다. 엄마의 얼굴이 립스틱 하나로 빛나는 순간을 기대하며 아이를 바라본다. 그리고 아이는 말한다. "아, 엄마. 입술에 주름 없애려고 그거 바르는 거구나?"
엄마는 웃으며 아이의 생각에 놀란다. 생기라고 말했지만, 입술의 주름에 주목한 아이인 것 같다. 립스틱의 진한 색으로 사라진 엄마의 입술 주름이 보이지 않아서 신기한 것 같다.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예쁘게 화장한 모습을 보여준 후, 생기가 가득한 20대 여자아이가 칭찬하는 모습이 화면에 잡혔다. "뽀얗고 예쁘다…" 생각하고 있을 때, 아이가 말한다. "으~~ 너무 하얗게 발랐어. 나는 이렇게 화장하는 거 별로인 것 같아."
"맞아! 이 여자는 젊어서 화장 안 해도 예쁠 것 같지만, 그래도 화장하니까 더 뽀샤시하고 예쁘잖아~"
"그래도 어쩌면 진짜 얼굴은 점박이 투성이겠지…"
하… 아이는 분명히 내 얼굴의 기미와 잡티를 말하는 것이었다. 슬펐지만 웃음이 터져나왔다. 세월을 이기지 못하는 기미와 잡티가 내 얼굴에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꾸 화장을 진하게 하려고 한다. 립스틱까지 발라내니 before와 after가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언제나 아이는 화장을 하지 않은 엄마가 훨씬 예쁘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속지 말자 화장 발. 지워내면 거무티티. 점박이 투성이다. 엄마를 계속 봐왔으니 이 아이는 여자들의 화장 발에 속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