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을 찾는 관객의 발걸음이 더디다. 나는 영화를 무척 좋아하고 자주 보는 편이지만, 코로나 이후로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영화관을 찾지 않게 되었다. 우리 집 앞에 영화관이 위치해있어 종종 지나칠 때마다 구경하곤 하는데, 예전에 비해 영화관에 사람이 없고 휑하다. 영화관이 영화를 관람하기에 최적화된 전문적인 사운드 장치와 스크린을 갖추고 있지만 우리는 점점 영화관을 자주 찾지 않고 있다. 왜 영화관은 이렇게 관객들에게 도외시 되는 걸까.
첫 번째 이유는 극장 영화 관람 비용 상승이다. 2014년 기준 대부분의 극장은 좌석 차등제와 영화 상영 시간대에 차이를 두어 영화 관람 비용을 책정하였다. 이 가격 책정 방식에 따라 가장 인기 많은 시간대인 주말 피크타임의 중앙 좌석의 가격을 살펴보면 당시 영화 한 편 관람 비용은 11000원이었다는 걸 알 수 있다. 2020년, 코로나19 타격이라는 이유로 영화관 산업을 독점하고 있는 대표 세 극장은 좌석 차등제와 시간대 차이를 적용하여 가격을 책정하는 방법을 폐지한 후 1회 영화 관람 가격을 13000으로 상승시켰다. 그에 멈추지 않고 현재 2023년엔 15000원에 육박하는 가격이 되었다. 15000원이라는 가격은 결코 쉽게 지불할 만큼 가벼운 가격이 아니다. 관객들은 밥 한 끼 먹는 것보다 비싼 영화 관람료에 부담을 느끼고, 그 가격을 주고 관람한 영화가 재미가 없는 영화였다면 시간과 돈 둘 다 아깝다고 말하며 영화관을 멀리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어지는 두 번째 이유는 극장의 대처이다. 극장을 찾는 관객의 발걸음이 줄어드는 이유는 OTT 서비스 플랫의 대중화와 홀드백 기간의 감소, 영화 관람료 상승 등으로 다양하다.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디즈니플러스 등 수많은 OTT 서비스 플랫폼이 활성화 되고 대중화 되며 굳이 극장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수십만 개에 달하는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되었다. 극장의 입장에서는 매우 위험한 상황일 수밖에 없다. OTT 서비스 플랫폼 단독 공개 영화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고, 집에서 영화 보는 문화가 확산되자 전자제품 회사에서는 개인용 영화 사운드 장비도 출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영화관은 모순적이게도 상당수의 프리미엄 관을 만들어 일반 영화 관람료의 두 배 가격을 책정하고, 굿즈 패키지라는 이름으로 3만원이 넘는 가격에 티켓을 팔고 있다. 당장의 15000원에 달하는 영화 관람료를 내리고 영화관 독점 상영 영화 계약을 성사시켜야 매니아층 이외의 관람객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인데 현재 영화관은 굿즈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평을 들어가면서도 소수 팬층을 겨냥한 굿즈 판매만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관객의 니즈를 파악하지 못한 마케팅을 실시하면서 도리어 극장 측에서는 ‘우린 이렇게까지 노력하는 데도 관객이 영화관을 찾지 않는다’며 답답함을 표하고 있다고도 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영화관은 점점 관객이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OTT 서비스 플랫폼도 과도한 요금 인상으로 인해 구독자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영화관의 관객 확보 논의는 지금보다도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