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법무부장관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된 지 한 달 만에 대통령실로부터 ‘한동훈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가 나왔다. 한 위원장은 이에 대해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다”라고 밝히며 사실상 사퇴 요구를 거절했다.
채널A 방송은 21일 오전 대통령실과 여당 측 주류 인사가 한 위원장과 비공개 회동을 가진 것으로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여권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직에서 그만 물러나야 할 것 같다는 대통령실과 여당 주류 측 의중이 전달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실과 집권 여당 대표 간 정면충돌이 발생한 셈이다. 사퇴 요구의 표면적 이유는 김경률 비대위원의 공천 문제이다. 대통령실은 한 위원장이 지난 17일 서울시 당 신년 인사회에서 김경율 비대위원을 서울 마포을 출마자로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소개한 것을 문제 삼는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논란에 대한 대통령실과 한 위원장의 입장 차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19일 한 위원장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디올 백 수수 논란’과 관련해 “국민들이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었다”, “국민의 눈높이로 봐야 할 문제”라고 했다. 당 주류 의견인 ‘몰카 공작’과 미묘하게 다른 목소리를 낸 것이다.
총선을 80일 앞둔 시점에서 자칫하면 여권 분열로 이어질 수 있는 분위기에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