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위크 현장을 생생히 담은 <더블유> 에디터 9인의 사대 도시 기록
NEW YORK
2024.02.08 ~ 02.14
별별 소재들
피터 도의 두 번째 헬무트 랭 컬렉션에 등장한 버블랩! ‘보호 대 투영’이라는 컬렉션 주제와 잘 맞아떨어지는 이 투명한 소재는 일명 ‘뽁뽁이’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실크 소재로 정교하게 제작한 것이다. 헬무트 랭이 2003 S/S 시즌 남성복 컬렉션을 통해 처음으로 선보인 스타일을 오마주한 것! 그런가 하면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캐롤라인 짐발리스트는 조각과 오브제를 넘어 입을 수 있는 예술 작품을 선보였고, 성공적인 데뷔 컬렉션을 선보인 신예 디자이너 제인 웨이드는 독특한 얼음 백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그리움만 쌓이네
MICHAEL KORS
케이트의 캐서린 홀스타인은 자신의 기억 속에 남은 어머니의 모습을 50개 룩으로 시각화했다. 클래식한 실루엣, 정교한 테일러링, 그리고 쿠튀르 디테일! 그럼에도 충분히 편안하고 웨어러블한 아이템들이 이번 시즌에도 많은 이들의 쇼핑욕을 자극할 듯하다. 타임리스(Timeless)를 주제로 한 마이클 코어스의 이번 컬렉션 역시 추억과 그리움에서 출발했다. 작년에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발견한 그의 조부모님 결혼사진에서 출발한 것. 특히 실크 슬립 드레스에 더블브레스트 턱시도 재킷을 매치한 피날레 룩은 할머니의 결혼식 사진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뜨고 지는 해
브랜드 설립 4년 만에 LVMH 프라이즈 준우승 리스트에 오르고, 성공적으로 첫 뉴욕 패션위크 데뷔전을 치른 아그바블리의 자쿠스 아그바블리는 지인들의 축하를 받으며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반면 푸펫츠앤푸펫츠는 경영 악화로 더는 브랜드를 지속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마지막 컬렉션을 선보였다. 최후의 런웨이를 걸어 나온 디자이너 칼리 마크의 눈물은 어떤 의미였을까. 짜릿한 도파민의 응축체와도 같은 패션계. 그 속에 혼재된 환희와 상실 사이에서, 수많은 해가 뜨고 진다. 내가 제일 잘나가
PUMA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용광로 같은 도시의 특색인 걸까. 뉴요커들은 유난히 기가 세다. 어깨를 움츠러들게 하는 라콴 스미스 쇼의 게스트들은 모델보다 더 범접할 수 없는 오라를 내뿜는다. 패션위크의 포문을 연 푸마는 놀이동산을 구현한 압도적인 쇼장 스케일로 기선 제압을, 처음으로 뉴욕에서 쇼를 선보인 루도빅 드 생 세르냉은 디자이너 스스로 긴 캣워크를 농염하게 걸으며 무대를 ‘찢었다’. 오, 해피 데이
뉴욕의 랜드마크 뉴욕공립도서관에서 열린 토리 버치 컬렉션. 화려할 거라 예상한 브랜드 론칭 20주년 쇼는 더없이 차분한 분위기에서 덤덤하게 펼쳐져 이 하우스의 진중함이 새삼 느껴졌다. 어느 때보다 모던한 룩이 등장한 가운데 구조적이고 미니멀한 실루엣에 더해진 새로운 텍스처, 그리고 스포티한 터치가 눈길을 끌었다. 블랙과 베이지, 버건디 컬러 팔레트에 높은 채도의 오렌지와 스카이블루 등 경쾌한 컬러 포인트를 더한 방식도 흥미로웠다. 새로운 볼륨과 실루엣, 텍스처를 향한 그녀의 탐구는 계속될 것이다. 2004년, 맨해튼 놀리타에 조그마한 매장을 열었을 때의 그 마음 그대로! 테이크 마이 머니
뉴욕이 쇼핑하기 좋은 도시라는 건 옛말이다. 감당하기 어려운 물가도 물가지만 이제 웬만한 브랜드는 서울에서도 만날 수 있기 때문. 속수무책으로 지갑을 열었다. 복슬복슬
F/W 시즌 런웨이에 복슬복슬한 소재가 등장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이번 시즌에는 다양한 텍스처가 등장했다. 가브리엘라 허스트는 영국의 화가이자 작가 리어노라 캐링턴(Leonora Carrington)의 작품이 드러내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찰랑이는 프린지 소재로 묘사했다. 폭신한 질감을 위해 다양한 종류의 캐시미어 실을 사용했다고. 프로엔자 스쿨러의 퍼 소재 튜브톱과 코트, 프라발 구룽의 컬러풀한 퍼 드레스, 그리고 케이트의 카리스마 넘치는 여우털 코트 역시 올겨울을 대비하기 좋은 아이템! 뉴욕! 뉴욕! 뉴욕을 상징하는 역사적인 장소인 그랜드 센트럴 오이스터 바에서 타미 힐피거가 '뉴욕 모멘트'를 선사했습니다. 코치는 뉴욕을 상징하는 모티프의 참들이 주렁주렁 달린 가방을 선보였고, 톰 브라운은 뉴욕에서의 밸런타인데이를 낭만적으로 선물하기 위해 모두에게 장미 한 송이와 초콜릿을 선물했습니다. 이 외에도 'I♡NY' 마크가 담긴 머그컵과 옐로 택시 등 뉴욕을 상징하는 다양한 아이템들이 있었습니다.
런던에서는 몰리 고다드 컬렉션에서 블랍 형태의 드레스들이 소개되었습니다. 이 드레스들은 천진난만한 컬러 팔레트와 수많은 겹의 러플로 만들어져 큰 솜사탕을 연상시켰습니다. 시몬 로샤의 쇼에서는 반짝이는 크리스털 눈동자가 매력적인 강아지 인형을 팔에 감은 모델들이 등장하여 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런던의 다양한 장소들을 따라 이동한 디자이너들은 추상화된 동선을 그렸습니다. 에르뎀은 대영박물관, 시몬 로샤는 런던 스미스필드 지역에 위치한 성 바르톨로메오 성당, 몰리 고다드는 아티스트 이본 히친스의 벽화가 걸린 세실 샤프 하우스, 버버리와 수잔 팡은 각각 8개의 대형 텐트와 비눗방울로 창조한 가상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했습니다.
런웨이에서는 화려한 패턴이 새겨진 로얄 살루트 21년 리차드 퀸 에디션과 꽃으로 장식된 세계가 펼쳐졌습니다. 또한 유한 왕, SRVC, 수잔 팡, 시몬 로샤, 데이비드 코마와 보라 악수 등 다양한 헤어 스타일이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런던 패션위크에서는 버버리, SRVC, 시네이드 오드와이어, 시네드 고레이 등을 비롯해 다양한 디자이너들이 영국의 자부심을 드러내며 다채로운 표정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몰리 고다드는 롤리팝 무드의 네일 룩을 선보였고, 마르퀴스 알메이다는 눈가에 다양한 컬러를 물들였습니다.
JW 앤더슨의 모델들은 할머니 그 자체가 되어 내복이 연상되는 속옷류와 털실로 짠 니트 드레스, 투박한 털신을 선보였습니다. 또한 헤어 스타일리스트 앤서니 터너가 제작한 회색 곱슬머리 모자를 쓴 채 천연덕스럽게 런웨이를 걸었습니다.
버버리의 해러즈 테이크오버는 런던의 밤거리를 나이트 블루 컬러로 물들였습니다. 이번 런던 패션위크는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는 다채로운 표정으로 영국의 자부심을 드러냈습니다. 어린이들이 모여라!
마르퀴스 알메이다 쇼에서는 사랑스러운 디자인과 패턴으로 이목을 끌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쇼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바로 아기 모델들이었습니다. 풍성한 볼륨의 드레스를 입고, 글로시 부츠를 신은 어린이들은 백스테이지에서 활기차게 뛰어다녔습니다. 그들은 런웨이에서 성인 모델들과 함께 등장하여 신 스틸러 역할을 했습니다. 이번 쇼는 정말 멋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