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부문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도 불구하고, 인텔은 삼성전자를 제치고 파운드리 부문에서 2위가 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올해까지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텔은 2일(현지시간) 미 증권당국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파운드리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31.2% 감소한 189억달러로 집계되었다. 영업손실은 70억달러로 34.6% 증가했다. 이러한 매출 감소에는 네덜란드 노광장비 제조회사 ASML의 극자외선(EUV) 장비를 도입하지 않은 영향이 있었다고 인텔은 분석했다. 이로 인해 인텔은 전체 웨이퍼 중 약 30%의 생산을 외부 제조업체에 맡겨야 했다.
인텔은 파운드리 부문의 손실이 올해 정점에 달하고 2027년을 전후로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실적 보고서는 인텔이 파운드리 부문 실적을 별도로 보고한 첫 번째 보고서이다. 이전까지 인텔은 클라이언트 컴퓨팅, 데이터센터 및 인공지능(AI), 네트워크 및 에지, 모빌아이, 파운드리 서비스 등 다섯 개 부문으로 실적을 발표했다.
인텔의 실적 보고 방법 변경은 삼성전자를 제치고 파운드리 부문에서 2위가 되기 위한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인텔은 이날 웨비나에서 새로운 실적 보고를 바탕으로 인텔 파운드리 매출이 2년 연속 삼성전자 파운드리 매출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텔의 지난해 파운드리 매출의 95.2%(180억달러)는 내부 물량에서 나온 것이었다.
인텔의 최고경영자(CEO) 팻 겔싱어는 "2030년까지 외부 고객으로부터 연간 15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달성해 세계 2위 파운드리 업체가 되겠다"고 밝혔다. 인텔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파운드리 서비스를 사용할 예정이며, 지난 2월에는 파운드리 수주 잔액이 150억달러에 달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