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을 배우로서 보내고 있는 수호는 런던에서 엑소 활동으로 인해 바쁜 일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음악이나 연기와 관련된 자기 인식은 여전히 수호의 중심에 있었다. 수호는 올세인츠의 블랙 레더 재킷, 엔초비의 그레이 티셔츠와 퍼플 벨벳 팬츠, 그리고 마르헨제이의 블랙 토트백을 입고 인터뷰에 참석했다.
주말에는 평소 스케줄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수호는 현재 드라마 촬영을 하고 있으며, 곧 솔로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기 때문에 주말에도 대본을 보거나 곡 작업을 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수호는 항상 노래를 모니터링하고 창작에 매진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은 2024년 6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런던을 방문한 수호는 보그 촬영을 위해 이곳에 왔다. 낯선 도시에서는 어떤 여행자인지 궁금해하던 수호는 런던 촬영 후 이틀 정도 휴가를 보내기로 결정했다. 수호는 로스앤젤레스, 뉴욕, 파리와 같은 대도시를 좋아하며, 휴가 동안 관광지나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주 방문하다 보니 편안해진 도시에서는 조금 더 일상적인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긴다고 덧붙였다.
이번 여행에서는 블랙 롱 코트, 블랙 브이넥 슬리브리스, 그레이 플레어 팬츠, 그리고 블랙 힐 부츠를 입고 다니는 수호는 이번에는 레고 대신 명상 관련 책을 가져왔다. 수호는 현재 찍고 있는 드라마에서 감독님이 명상 관련 책을 추천해준 것이라고 말했으며, 명상을 통해 연기할 때 더 편안하고 생생한 호흡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전했다.
수호는 예전에 몇 번 명상을 시도해봤지만 졸려서 잘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디오를 들으면서 명상을 하면 괜찮다고 하며, 이번에는 밤에도 잠을 잘 자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수호는 현재 지방에서 촬영 중인데, 밤 촬영이 있는 날은 가끔 자고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도시의 영감을 받을 수 있는 느낌이라고 하며, 날씨가 좋은 날에는 별도 많이 보이고 공기도 좋아서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수호는 현재 찍고 있는 드라마가 사극이며, '세자가 사라졌다'라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 작품은 보쌈을 모티브로 한 로맨틱 코미디로, 세자 역할을 맡았다고 전했다. 수호는 사극의 억양과 톤이 처음에는 부담스러웠지만, 감독님과 재미있는 대본으로 인해 많은 욕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을 하기로 결정한 후에는 여러 사극을 보면서 '섀도잉'을 하며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2023년 방영한 드라마 <힙하게>를 재미있게 봤어요. <나의 해방일지>라는 히트작을 낸 김석윤 감독님이 <힙하게>의 김선우 역할에 수호를 캐스팅할 때 “모범생 이미지가 강하지만 정색할 때 나오는 냉소적인 느낌이나 신비함 등이 선우 역과 잘 어울렸다”는 이야기를 했죠. 저 역시 이 드라마를 통해 배우로서 수호가 지닌 양면적인 느낌을 처음으로 본 것 같아요.
수호가 정색하고 서늘해지는 순간은 이를테면 언제일까요? 음, 배고플 때? (웃음) 사실 저녁에는 탄수화물을 안 먹고 하루 중 몇 시간은 단식 시간을 가지는 식단을 루틴처럼 지키고 있어서, 밥시간을 놓쳐서 밤늦게 무언가를 먹게 되는 상황이 생기면 예민해져요. 어렵게 잡은 생활의 규칙이 흐트러지는 거니까요.
한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냉정하게,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려는 편이라고 말한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한편으로는 연기를 하거나 무대 위에 있을 때는 그런 자기 인식을 벗어나야 하는 순간도 있을 것 같은데, 자기 객관화가 배우나 뮤지션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사실 저는 오히려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해요. 배우든 뮤지션이든,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필요한 부분을 꺼내 쓸 수 있지 않을까요? 활동하면서 자신의 재능을 우연히 발견할 수도 있고 자유롭게 풀어놓았을 때 의도하지 않은 모습이 나올 때도 있지만, 그것에만 기대는 것은 제가 가진 가치관에 조금 어긋나는 거죠. 저는 예술이 한편으로는 기술이라고 여기거든요. 성실하게 쌓아 올리고 정교하게 빚어가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에 정말 동의해요. 그 과정에 자기 인식이 도움이 되겠군요.
그렇다면 지극히 객관적으로 파악한 수호는 어떤 사람인가요? 당신이 가진 강점과 취약점은? 우선 제가 가진 강점은 인정을 잘한다는 것이에요. 타인의 말에 기꺼이 설득당하는 편이에요. 이를테면 음악 작업을 하며 제가 앨범 컨셉을 잡았는데, 회의에서 더 좋은 의견이 나올 때가 많거든요. 그럴 때 제 생각을 고집하기보다는 “정말 좋은데요” 하고 빠르게 납득하면서 바로 뒤엎고 유연하게 바꿀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취약점은 스스로 자꾸만 채찍질하는 습관이 있어서 지금 이 순간을 잘 즐기지 못한다는 것. 어디까지 하고 어디에서부터 만족해야 하는지 기준선이 불분명하다 보니 팬들이 아니라면 성취감을 느끼기 쉽지 않았을 거예요. 그러다 보면 가끔은 너무 지칠 것도 같은데, 에너지가 떨어질 때 바닥을 찍고 다시 올라오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나요? 그래서 여행을 가는 것 같아요. 여행 그 자체보다는 여행 가서 휴대폰을 잘 보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그리고 제 MBTI가 ENFJ여서인지(웃음), 만남과 대화도 중요해요. 사람들과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시간에서 에너지를 얻어요. 그래서 여행을 혼자 가기보다는 친구들이랑 같이 가는 편이에요. 대학교 때 친구들도 벌써 10년 차가 되었으니, 이제는 오래된 친구들이 많아요.
제대 후에는 배우로서 작품도 많이 하고 있는데, 앞으로 음악과 연기, 어느 쪽에 무게를 두고 작업을 해나갈 건가요? 음악과 연기에서 얻는 고양감은 각각 어떻게 다른가요? 2023년 엑소 앨범이 나왔고, 2024년에는 솔로 앨범과 단독 공연 계획도 있고, 배우로서 작품도 연이어 하고 있으니 지금으로서는 음악과 연기의 밸런스를 잘 잡아가고 있어요. 50 대 50 정도로 균등하게 가져가고 싶어요. 두 가지 활동에서 오는 행복감이 너무 달라서요. 가수로서의 경험은 무대에서 직접 받는 피드백과 팬들과의 만남을 통해 나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줍니다. 그러나 배우로서는 다른 사람의 삶을 이해하고 경험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2022년에 발매된 솔로 앨범 <그레이 수트>의 주제는 '시간'이었습니다. 군 복무 중 경험한 시간의 흐름과 소설 <모모>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2024년에 발매될 세 번째 솔로 앨범의 주제는 무엇이며, 어디에서 영감을 받았나요? 이번 앨범의 주제는 '우주 속의 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엑소 멤버 경수가 출연한 영화 <더 문>의 이야기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우주 속의 나는 물론 먼지와 같은 존재이지만,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삶의 의미라는 말이 크게 들리지만, 사실은 그저 살아가는 이유를 말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아직 해보고 싶은 것과 이루고 싶은 것이 많기 때문에 계속해서 살아나가야 합니다.
2024년에, 그리고 미래를 바라보았을 때 수호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말로 표현하면 큰 것은 아닙니다. 2024년에는 드라마 작품에서 연기를 잘하고, 단독 콘서트를 통해 팬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더 큰 그림으로 보자면, 계속해서 보여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가식이 없고 속이 깊게 숨겨진 사람이 아닙니다. 아티스트로서는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예측할 수 없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2023년은 수호에게 어떤 해로 기억될 것 같나요? 여느 때와 같은 해일 것입니다. 힘들었던 일도 있었지만, 항상 열심히 연기하고 노래하여 팬들을 만났습니다. 특별한 일은 없었지만, 모든 해가 특별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2023년도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특별하게 기억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