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작은 산골 마을은 숲을 가로지르는 등하굣길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곳은 자연과 가까워 새로운 나무 이름을 익힐 수 있고, 사냥꾼의 총소리에도 놀라지 않는 곳입니다. 그러나 이 마을의 주민들은 산이 그들의 삶의 터전이라는 사실에 냉담한 반응을 보입니다. 이유는 회사의 코로나19 보조금 때문에 급조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 이 프로젝트가 마을 주민들에게도 빤히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정화조 위치를 바꾸지 않으면 지하수로 살아가는 주민들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으며, 대형 산불 위험도 커질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었습니다. 특히 마을 주민인 타쿠미는 이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타쿠미에게 산불 방지를 위한 관리인이나 어드바이저 역할을 제안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동안 타쿠미의 딸 하나가 갑작스럽게 산속에서 실종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음악감독 이시바시 에이코의 라이브 퍼포먼스 영상으로 기획되었으나 극영화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음악 위주의 무성영화 형태로 고려되었지만, 이 작품에서는 발화와 침묵, 자연과 도시, 영상과 소리의 관계를 통해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이 작품은 산업자본주의가 초래한 환경오염을 다루는 드라마로 읽힐 수 있었지만, 과감하게 다른 길을 선택하였습니다.
글램핑장 조성 예정지는 낯선 사람을 보면 피해다니는 사슴이 종종 출몰하는 곳입니다. 또한 혼자 산을 떠돌며 새의 깃털에 집착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이 작품은 자연에는 선악이 없고 인간이 완벽히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인간과 자연의 공생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제기합니다.
이시바시 에이코의 라이브 콘서트를 위해 대사를 빼고 무성 영상으로 따로 편집한 버전인 <Gift>도 곧 공개될 예정입니다. 타쿠미 역을 맡은 오미카 히토시는 <우연과 상상>의 스탭 중 한 명으로, 로케이션 헌팅 당시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아 캐스팅되었습니다.
글램핑장 설명회에서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환경 파괴를 비판하며 단기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런 행위가 반복되면 환경 파괴와 함께 인간의 신체와 정신도 파괴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작품은 한국영화아카데미와 도쿄예술대학 영상대학원의 합작 프로젝트로 제작되었습니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자신만의 연출 철학과 협업 방식을 고민하며 이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이 작품은 하마구치식 영화 노선에서 벗어나 새로운 실험을 시도한 작품이지만, 그의 과도기를 매끈하고 성공적으로 표현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