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효 감독의 영화 <3일의 휴가>는 김해숙 배우와 신민아 배우의 모녀 케미가 인상 깊다. 영화는 모녀 관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보여주며 소중함을 잃지 말자는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이다.
영화에서는 엄마 복자가 천국에서 3일간의 휴가를 받고 이승으로 내려오게 된다. 하지만 휴가를 받고 내려온 곳은 딸 진주가 있는 미국 명문대학교가 아니라 생전 그녀가 살았던 김천의 집이다. 진주는 복자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충격을 받아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하지만 천국의 규칙에 따라 복자는 진주에게 도움을 주려고 해도 줄 수 없었다.
진주는 미국에서 하던 교수 생활을 잠시 중단하고 시골 백반집에서 엄마에 대한 기억을 더듬으며 살아간다. 그러나 엄마와의 기억이 한 번에 몰려들면서 괴로워한다. 그 죄책감은 마음을 짓눌러 크나큰 응어리를 만들어냈고 되돌이킬 수 없는 후회만이 진주의 내면에 가득했다.
영화는 엄마의 사랑을 중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내어 주체 없이 눈물을 쏟아내게 만들었다. 특히 엄마와 함께 관람을 해서인지 더욱 슬펐다. 영화는 그리움의 감정을 엄마와 관련된 음식으로 표현해 낸다. 스팸 김치찌개, 갓 만든 흰 두부, 가마솥 가득 끓여낸 잔치국수, 입맛 까다로운 딸을 위해 무채 썰어놓고 빚어 쪄낸 특별한 만두까지 등장한다.
이 영화는 예정되어 있는 이별을 잘 헤쳐나갈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좋은 대답을 건네는 영화이다. 음식과 그것을 먹는 사람들의 표정, 그리고 따뜻함까지 이 차가운 겨울을 감싸 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