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주변 담장에 스프레이로 낙서한 문화재 훼손 사건이 발생한 지 하루 만에 또 다른 낙서가 발견되어 문화재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문화재청은 18일 오전 9시 50분에 청장 주재 회의를 열어 30분 동안 17일 밤 10시 경 경복궁 서쪽 영추문 좌측 담장에 추가로 발생한 스프레이 낙서와 관련한 조치를 논의했습니다.
이전에 발생한 1차 낙서 복구 작업은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쪽문에서 이루어졌으며, 일주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그러나 날씨가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져 작업이 연장되었습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영추문 좌측 부분을 확인한 후 임시 가림막을 추가로 설치했습니다. 최소 일주일 정도 예상되었던 복구 작업은 추가 훼손으로 인해 더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국립고궁박물관 유물과학과장인 정소영씨는 기온이 낮아 작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기온이 낮아 레이저 클리닝 등의 장비 사용이 어렵습니다. 발전기나 배터리도 빨리 소모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정씨는 "현재 상황에서는 잉크가 더 스며들기 전에 긴급하게 표면을 제거하는 것이 우선이므로 물리적이고 화학적인 다양한 방법으로 낙서를 제거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국가유산의 훼손에 대해서는 경찰과 협력하여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건은 2017년에도 발생한 문화재 스프레이 훼손 사건과 유사합니다. 2017년에는 '언양읍성' 성벽과 주변 학교 차량에 붉은 스프레이로 낙서한 40대 남성이 징역 2년을 받았습니다. 또한 2007년에는 '삼전도비'에 붉은색 페인트로 낙서한 30대 남성이 징역 1년 6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받았습니다. '삼전도비'는 청나라 태종이 조선 인조의 항복을 받고 자신의 공덕을 자랑하기 위해 세운 전승비로, 교훈을 주는 유물입니다.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지정문화재나 임시지정문화재의 현상을 변경하거나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정문화유산에 글씨나 그림을 쓰거나 그리거나 새기는 행위는 금지되어 있습니다. 문화재청장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은 행위자에게 훼손된 문화유산의 원상 복구를 명할 수 있으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령으로 비용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2007년 '삼전도비' 스프레이 훼손 당시 국립문화재연구소가 3개월에 걸쳐 복구 작업을 완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