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외교 수장들이 22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외교장관 회의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한 해결책으로 ‘두 국가 해법’을 만장일치로 지지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미국의 반복된 거부권 행사로 인해 휴전을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이 거듭 부결된 데 따른 비판도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마우루 비에이라 브라질 외교부 장관은 이날 회의가 끝난 뒤 “두 국가 해법이 분쟁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것에 대한 사실상의 만장일치가 있었다”고 말했다.
‘두 국가 해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자 독립된 주권을 지닌 국가로 공존하자는 구상으로,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국제사회는 이를 분쟁의 해결책으로 제시해왔다. 해당 분쟁에 얽혀있는 두 국가는 현재 정치적, 이념적 원인으로 국제사회의 일부 국가로부터 공식적인 주권 국가로 승인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팔레스타인은 유엔 공식 회원국이 아닌 옵서버 국가로서, 유엔 총회를 참관할 수는 있으나 의결권이 없는 미승인국과 다름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스라엘은 유엔 총회에 의결권이 있는 국가이나 여전히 팔레스타인과 이들을 지지하는 국가들로부터 공식 국가로 승인받지 못하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를 국제사회가 공식 국가로 승인하도록 하여 분쟁을 줄이고 국제사회로부터의 지원과 중재를 더욱 원활히 하자는 취지에서 나온 해법이 바로 ‘두 국가 해법’이다.
이에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인도주의적 휴전을 요구하는 결의안이 미국의 세번째 거부권 행사로 이번에도 채택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이 자리에서 미국에 대한 회원국들의 비판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외교장관회의에서 미국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즉각적인 휴전에 반대한 것과 관련해 거듭 비판받았다”면서 “이 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고립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짚었다.
비에이라 장관은 이날 유엔 안보리의 기능이 마비됐다고 미국을 성토하면서 “이러한 무대책은 무고한 인명 손실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가까운 동맹국인 호주 대표로 참석한 케이티 갤러거도 가자지구의 즉각적인 휴전을 지지하면서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을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이스라엘에 다시 한번 이 길을 가지 말라고 말한다”면서 “이는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날레디 판도르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제관계협력부 장관은 “세계 지도자들이 (이스라엘이) 처벌받지 않도록 허용해왔다”고 비판하면서 “우리는 팔레스타인인들을 실망시켰다”고 말했다.
오는 11월 예정된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의제를 준비하기 위해 진행된 이번 외교장관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전쟁이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번 회의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해 논의한 모든 참가자들이 두 국가 해법을 지지했다면서 “팔레스타인이 분명한 정치적 전망을 가지고 국가를 건설하지 않는 한 이스라엘에는 평화와 지속 가능한 안보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