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구들은 동물의 인식에 대한 전통적인 개념에 도전장을 던졌다. 장난을 치는 벌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인식하는 청소놀래기, 과거의 고통스러운 경험에 대한 불쾌감을 나타내는 문어들은 단지 몇 가지 예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40명에 달하는 최고 연구자들이 뉴욕 대학교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동물의 의식에 관한 뉴욕 선언”을 발표했다. 이 선언문은 곤충, 물고기, 그리고 갑각류를 포함한 다양한 생물체들의 의식이 이전에 이해되었던 것보다 훨씬 더 넓을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더불어, 동물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내릴 때 다양한 종들의 의식적인 경험 가능성을 인정하고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런던 정치경제대학교(London School of Economics and Political Science) 철학 교수이자 선언문의 서명자인 조나단 버치(Jonathan Birch)는 동물의 마음을 연구하는 태도의 중요한 변화에 주목했다. 동물이 의식을 소유한다는 개념이 인정되지 않았던 과거의 관점과 달리, 현대의 연구는 이 가능성을 탐구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 이번 선언은 동물을 의식이 없는 단순한 “물질적 오토마타”로 간주하는 르네 데카르트의 개념과 같은 오랜 믿음에 반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과학적 정통성이 주로 관찰 가능한 행동에 초점을 맞췄다면, 현대의 연구들은 다양한 동물의 인지를 탐구하며 연구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따라서, 동물 의식설을 지지하는 학자들은 동물이 높은 지능을 요구하는 작업을 수행하거나, 특정한 경험을 토대로 의도를 가진 것처럼 보이는 행동을 하는 것이 곧 의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즉슨, 단순한 지능을 넘어서 상위 개념인 의식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이렇게 계속해서 재고되는 동물의 지각에 대한 이해는 더 나아가 법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현재, 미국 연방법은 공식적으로 동물을 지각 있는 존재로 인정하지 않지만, 오레곤과 같은 주에서는 동물의 고통과 스트레스에 대한 능력을 인정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워싱턴과 캘리포니아와 같은 주에서 제안된 문어 양식 금지와 같은 입법 노력은 동물 복지 고려 사항에 대한 증가하는 인식을 나타낸다.
과학 지식이 계속해서 확장됨에 따라 연구자들과 정책 입안자들 모두 동물계와의 관계를 재고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 선언은 지구를 공유하는 생명체의 의식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