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5월 연휴 특수’로 올리브영 한 주간 매출 221% 급증
세계적 트렌드가 된 K뷰티의 현재와 미래
전세계적으로 케이팝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K-뷰티’ 또한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들어 해외 뷰티 유튜버들이 한국식 화장법을 선보이는 사례가 늘었다. 이러한 영상은 조회수 또한 상당히 잘 나오는 편이다. 벨기에의 뷰티 유튜버 SHAM HAE는 한국식 화장법 영상을 올렸다가 ‘대박’이 터진 대표적인 유튜버이다. 해당 영상을 게재하기 전까지 그의 영상 조회수는 평균적으로 1만 회 전후였지만, ‘흑인 여자가 한국 얼짱 화장을 해봤다’는 컨셉으로 영상을 올리자 129만 회라는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했다.
황금연휴 기간이었던 지난 주 주요 관광지에 위치한 올리브영 매장의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리브영은 다양한 브랜드의 화장품들을 판매하는 드러그스토어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이미 ‘K뷰티 성지’로 유명하다. 8일 뷰티 업계에 따르면 서울 명동·홍대·강남·동대문을 비롯해 인천, 제주, 부산 등 60여 개 지점의 5월 첫째 주(4월 29일~5월 5일)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1%나 급증했다. 특히 홍대 내 7개점은 409%, 제주 내 4개점은 510%로 매출이 크게 늘었다.
5월은 가정의 달이어서 연휴가 많은 대표적인 달인데, 이는 국내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일본에는 ‘골든 위크’라고 하여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연달아 쉬는 기간이 있으며, 중국에도 5월 1일부터 5월 5일까지 이어지는 노동절 연휴가 존재한다. 즉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는 한국·중국·일본 3개국이 모두 쉬는 공통 연휴인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대거 몰리면서 올리브영의 매출이 폭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 브랜드 화장품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로는 ‘합리적인 가격과 우수한 성능’을 들 수 있다. 특히 올리브영이 랄라블라, 롭스 등 경쟁 브랜드를 제치고 국내 유일무이한 드러그스토어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외국인들을 위한 쇼핑 편의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온 점이 거론되고 있다. 올리브영은 코로나 팬데믹 종료 후 최대 규모 플래그십 매장인 명동타운점을 최초의 ‘글로벌 특화 매장’으로 리뉴얼해 재개장했으며, 지난달에는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높은 홍대 상권에 홍대타운점을 새로 열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매장에는 상품명을 영문으로도 병기하는 전자 라벨을 부착함으로써 편의를 높였고, 영어·일본어·중국어·베트남어·러시아어 등 16개 언어를 지원하는 외국어 번역기를 전 매장에 도입하기도 했다.
K뷰티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미용 관련 자격증을 따려는 외국인들도 국내로 몰리고 있다. 모 메이크업 학원 관계자는 “작년만 해도 수강생이 한 달에 100명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달 수강생은 무려 1000명이었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1년 사이에 수강생이 10배나 늘어난 것이다. 이들은 자격증을 취득하고 메이크업 기술을 배운 뒤 고국으로 돌아가 K뷰티 창업을 하거나 관련 업계에 취업한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K뷰티 붐에 대한 우려도 있다. K뷰티가 세계적인 트렌드로 떠오르자 일부 업체에서 우후죽순으로 민간 자격증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업체를 통해 자격증을 취득한 한 외국인 수강생은 “국제 자격증이라기에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고국으로 돌아가보니 별도의 교육을 다시 받아야 했다. 쓸모없는 자격증을 딴 것이다”라고 성토했다. K뷰티 학원의 수강료가 대부분 매우 비싸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에서 퍼스널 컬러 진단 과정을 수료한 한 외국인 수강생은 “한국 미용학원은 다른 나라에 비해 5배 정도 비싸다”고 이야기했다. 외국인 대상 수업을 주로 진행하는 모 미용학원에서는 속눈썹 연장 수업 하루 수강료로 무려 1400달러(한화 약 190만 원)를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