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혈액 검사만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화제다. 워싱턴대 세인트루이스(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 의대 연구진이 6종의 혈액 검사를 비교한 결과, 타우 단백질을 검사하는 방법이 가장 정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츠하이머병은 전 세계 치매 환자 5500만 명 중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최근 여러 치료 신약이 개발되었지만 모두 초기 환자에게만 효과가 있어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연구진은 참가자 392명을 대상으로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특징인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나 타우 단백질 얽힘을 식별할 수 있는지 혈액 검사 6종을 비교했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원래 신경세포를 보호하지만, 세포에서 떨어져 나와 플라크를 형성하면서 신경세포 기능을 저하시킨다. 타우 단백질은 신경세포의 형태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데 위치에서 벗어나 세포 안에 쌓이면 인지 기능에 문제를 일으킨다.
실험 결과, 알츠패스(ALZpath), C2N 진단, 후지레비오 진단, 얀센, 퀀터릭스, 로슈 진단 등 다양한 진단업체들이 개발한 6종의 혈액 검사 중 ‘p-tau217’이라는 타우 단백질을 측정하는 방법이 가장 정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p-tau217 단백질은 타우 단백질의 특정 형태로, 이 단백질은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와 타우 얽힘을 정확히 식별할 수 있어 우수한 혈액 바이오마커로 평가된다. 수잔 쉰들러 (Suzanne Schindler) 워싱턴대 교수는 “p-tau217 검사만으로도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지표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C2N 진단과 후지레비오 진단의 혈액 검사가 모든 측정 항목에서 좋은 결과를 보였다.
더 나아가, 스웨덴 룬드 (Lund University) 의대 임상기억연구부는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위해 혈액 바이오마커를 연구했다. 연구 결과, 혈액 검사가 알츠하이머병을 90% 이상의 정확도로 진단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알츠하이머병은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이나 뇌척수액 채취와 같은 방식으로 진단되고 있지만,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크다. 이에 혈액 검사 방식이 1차, 2차 의료기관에서 활용 가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구진은 “아밀로이드-β 42·40과 p-tau217의 비율을 사용한 혈액 검사만으로도 1차 및 2차 진료소에서 알츠하이머를 식별하는 데 높은 진단 정확도를 보였다”며 “향후 연구에서는 이러한 바이오마커에 대한 혈액 검사의 사용이 임상 치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