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엔터테인먼트가 7년 만에 선보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가 국내에서 미미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첫 술에 배부르랴' YG가 내세운 '신비전략'이 오히려 국내에선 인지도 부족의 결과로 나타날 조짐이다.
지난 11월 데뷔한 베이비몬스터는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블랙핑크 이후 7년 만에 대중들에게 선보인 걸그룹이다. 야구 경기 중 심판이 다음 타자를 부를 때 사용하는 신호로 타자를 향해 타석에 준비 하라는 의미인 '베러업(BATTER UP)'이라는 제목의 타이틀곡을 내세워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국내에선 아쉬운 반응이 따르고 있다.
투애니원, 블랙핑크 등 그간 걸출한 걸그룹을 탄생시켰던 YG에서 오랜만에 선보이는 걸그룹이라는 점에서도 대중들이 주목했지만 선배 걸그룹인 블랙핑크와 4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재계약 문제로 시간을 끌어왔기에 이들의 데뷔에 기대를 거는 이들이 많았다.
YG엔터테인먼트 주가는 블랙핑크의 재계약 불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4개월 동안 하락세였기 때문에 베이비몬스터가 YG의 차기 주자로서 써내려갈 행보에 거는 기대가 커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터.
베이비몬스터는 데뷔 전부터 대중들의 관심을 한번에 받았지만 베일을 벗은 지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보이며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뮤직비디오나 비하인드 영상, 안무 영상을 제외하고는 쇼케이스, 음악 방송 등에 일절 얼굴을 비추지 않는 상황이다. 언론은 물론 팬들 모두 일체 접촉하지 않고 있기에 홍보가 부족해보인다는 의견이 따르고 있다.
YG는 이를 '신비주의 전략'으로 포장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K팝 팬들 사이에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과 함께 해외시장이 중요해졌다고 국내 팬들을 홀대한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한 업계 핵심 관계자는 "K팝의 높아진 인기를 고려하면 신장개업 효과로 해외 차트에서 반짝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며 "국내에서 마련된 팬덤을 기반으로 해외에 성공한 사례가 많았던 상황에서 해외에만 집중하는 건 리스크가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비몬스터는 국내 음원 차트에서는 차트인 하지 못하면서 성적은 물론 화제성 마저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YG는 해외에서 나타나는 반응을 홍보로 내세우며 연일 보도자료를 쏟아내고 있다. 미국 빌보드 글로벌 200과 빌보드 글로벌 차트서도 각각 101위, 49위에 안착했다거나,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서는 열흘 만에 1000만 스트리밍을 돌파해 역대 K팝 걸그룹 데뷔곡 최단 기록을 경신하는 등 나름의 기록을 써내려갔다는 등이다.
다만 데뷔 하자마자 뜨거운 반응을 보이며 국내 음원 차트에서도 호성적을 기록한 타 걸그룹들과 비교했을 때에는 아쉬운 성적임에는 틀림없다. 이전 그룹들과는 달리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가 직접 제작을 맡을 정도로 YG에서도 기대가 큰 그룹이었지만 이들의 뮤직비디오는 공개 직후 "트렌디함이 부족하다"면서 혹평을 받기도 했다. 또한 투애니원에서는 CL, 블랙핑크에서는 제니처럼 소위 그룹의 핵심이 된 탄탄한 실력을 기반으로 한 '심볼' 멤버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었다.
실제로 YG에서 베이비몬스터의 주력 멤버로 홍보했던 멤버 아현이 건강 상의 이유로 팀에 합류하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자아냈다. 물론 아현의 데뷔 불발이 이들의 성적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순 없지만 YG에서 아현을 두고 '확신의 센터', '완성형 연습생'라고 칭해왔기에 이런 저런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베이비몬스터는 아직 데뷔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신인이다. 그렇기에 이들이 좋은 성적을 기록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 뿐더러 어려운 일이다. 다만 국내 최고 엔터테인먼트 중 하나인 YG에서 내놓은 신인, 블랙핑크의 후배 그룹이라는 이름값에 비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임은 부인할 수 없다.